2025.11.06 일기
드디어 전역일이 밝았다.
아니 근데 진짜 이게 맞나 싶다.
기분은 약간 입대하는 날 느낌이랑 비슷한데 싱숭생숭하고 뭔가 이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.
어제는 생활관 애들이랑 얘기하고 혼자 폰 보다가 1시 반에 잤다.
당직 사령이 전건우 중위님이었고 화합생활관 한생에서 점호를 했는데 끝나고 애국생활관으로 끌려가서 사진찍고 전역빵 맞았다.
막 분위기가 흐지부지 될려고 했던거 같은데 어떻게 승원이 형이 애들 불러다 줘서 거의 중대원 다 모여서 사진 찍은거 같다.
그 이후로 뚜들겨 맞았는데 진짜 개쎄게 맞았다.
예상보다 나한테 악감정 있는 애들이 많은 것 같았는데 무슨 미친 몇분을 맞은건지 모르겠다.
한쪽으로 웅크려서 맞다가 안되겠어서 틀었는데 오른쪽 어깨 몇대 맞자마자 내일 전역식때 경례도 못할 것 같아서 다시 틀었다.
덕분에 왼팔이 완전 아작났다…
사진도 찍고 군돌이 100% 찍는거 녹화하려고 투폰 쓸 거를 가져갔다.
예전에 사진 찍으려고 샀던 아이폰 SE2를 어떻게 들고 들어가서 일요일에 복귀했으니까 한 3일 쓴 것 같다.
원래 걍 안내버리려고 했는데 느낌이 쎄했다…
아니나 다를까 점호 시간에 당직사령이 핸드폰 보관함 다 확인하더라…ㄷㄷ
1년 반 되니까 견문색이 진짜 생긴 것 같다.
무튼 난 투폰 낸 덕분에 안 걸리고 넘어갔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.
12시 까지는 생활관 애들 + 영도 형이랑 떠들고 놀았다.
10시 반인가? 에 김현태 중사님한테 걸렸는데 내일 전역이라고 하니까 적당히 봐주셨다 ㅎㅎ…
12시까지 얘기하다가 군돌이 100% 찍는거 보고 애들은 재웠다.
나는 바로 간부님들 스토리 숨김 걸고 군돌이 스토리 올리고 한 1시 반쯤 잔 것 같다..
전역날 아침에는 5시에 깼다.
씻고 나오려고 불침번한테 6시에 깨워달라고 했는데 이 망할 예쁜이가 안 깨워줘서 빨리 일어나진게 천만다행이었다.
일어나서 샤워하고 대충 시간 좀 때우다 짐 싸고 한참 기다리니까 전역식 한다고 내려오라고 했다.
다른 전역자들 봤을 때 미리 불러서 전역식 어케하는지 교육도 하고 뭐 지통실에서 대기시키더니 나는 아무런 통제도 안해줘서 애들 부르는 방송에 같이 내려갔다.
전역식은 1중대가 유해발굴 나가서 3개 중대끼리 했는데 그래도 애들이 꽤 많이 나와줘서 고마웠다.
전역자 소회 하는데 좀 목이 메이긴 하더라,,,
근데 애들이 운다고 뭐라하고 준비 안했다고 뭐라해서 감동 와장창이었다.
그 와중에 대대장이 나 이병~일병 때 귀 안들렸던거 갖고 꼽줘서 얼탱이가 없었다..
무튼 도열하고 하나씩 다 안아주고 충혁이 형이랑 내려갔다.
위병소에서 전역이라니까 위병 조장이 수고했어요 형 이러더라 ㅋㅋㅋ
그리곤 뭐 집 와서 짜장면 한 그릇 먹고 디비 잤다.
아직도 실감이 잘 안난다.
안 좋은 기억은 거의 다 날아갔는데 후회는 좀 많이 남는 것 같다.
좀 더 잘해줄 걸 싶고 왜 그랬나 싶다..
특히 창민이형 한테는 진짜 미안하고 그런데 카톡 선물도 주더라 진짜 미친 천사가 분명하다.
진짜 잘할게요 형
혹시 이 글을 보게 된 기동대대원 있으면 연락하면 진짜 술 사준다 진심이다.
PS. 전역 축하한다고 해주신 분들 모두 너무 감사하더라
나도 다음에 누가 전역하면 꼭 축하한다고 해 줘야겠다.